[Brand Story] 시대가 달라지고 생소한 기술이 등장해도 변함없는 것
태생의 차이가 낳은 차별화된 DNA
국내 굴지의 IT 서비스 기업, 그중에서도 매출 최상위권을 차지한 SI(System Integration) 업체들에는 공통점이 존재한다. 바로 10대 그룹에 속하는 대기업의 계열사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포트폴리오 중 동일 그룹 내 타 계열사의 프로젝트 비중이 상당히 크다는 점이다. 이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인 동시에 거스를 수 없는 태생적 한계이기도 하다.
LG CNS는 삼성 SDS, SK C&C와 더불어 국내 SI업체의 Big 3로 불리는 기업으로, 기업명에서도 알 수 있듯 LG그룹의 계열사다. 그렇다고 해서 다른 업체들과 동일한 전략하에 똑같은 방식으로 설립되었다고 생각하면 큰 오해다. LG CNS는 대기업이 독자적으로 SI 계열사를 만든 케이스와는 달리 당시 미국의 IT 기업인 EDS사와 합작으로 설립한 기업이다. 금성사, 럭키화학 등 여러 계열사의 전산실 인력을 모아 EDS와 함께 1987년 STM(Systems Technology Management Corporation)이라는 사명으로 출발했다.
물론 STM도 LG그룹의 계열사였기에 초창기에는 자연스레 타 계열사의 프로젝트를 담당하며 그룹의 전반적인 IT 역량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수행했다. 하지만 경쟁사들과 달리 EDS를 통해 직접적으로 미국의 IT 서비스업 경영 관리 체계를 도입할 수 있었고, 다양한 산업군의 선진화된 노하우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하며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탈그룹화할 수 있는 역량도 갖출 수 있었다.
그러던 중 1990년대 중반부터 한국의 대법원과 함께 진행한 사업이 큰 모멘텀이 되었다. 이를 통해 공공사업에 진출했고, 향후 대외적으로 더 넓은 분야로 뻗어나갈 수 있게 된 것이다. LG CNS는 이를 계기로 전자정부와 같은 추가적 공공사업3은 물론 KT, LG유플러스와 같은 국내 통신사 등 빅 파트너들과도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포트폴리오에도 변화가 필요했다. 2000년대 후반 글로벌 금융 시장 위기가 IT 투자를 위축시켰고, 주요 성장축이던 공공분야 또한 지속 성장이 어려워진 것이다. 이에 LG CNS는 스마트폰 확산과 같은 금융 거래 변화에 대응하는 차세대 IT시스템 구축 등으로 금융 분야를 더욱 공고히 했다. 동시에 물류센터 최적화, 마이데이터 구축과 같은 새로운 분야로 진출하기 시작했고, 이는 현재까지도 중요한 사업 분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전환이 비교적 자연스러웠습니다. LG CNS에는 태생의 차이에서 오는 차별화된 DNA가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윤창병 당시 LG CNS CSO의 설명이다.
서비스 중심의 수평적 성장축을 더한 메트릭스형 조직 구조
2019년 8월 독일의 인더스트리 4.0을 이끈 SAP와 스마트 팩토리 구축 및 운영 지원을 위한 업무 협약 체결, 2022년 2월 전 세계 1위 클라우드 기업 아마존 웹 서비스와 전략적 협력, 2022년 9월 구글 클라우드와 DX를 위한 업무 협약 DTP(Digital Transformation Partnership) 체결, 2022년 9월 글로벌 3D 플랫폼 기업 유니티 Unity와 메타버스 사업 협력을 위한 플래티넘 파트너십 체결. 모두 LG CNS가 최근 외부 기업들과 맺은 협업 사례다. 이처럼 LG CNS는 늘 외부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에 매우 개방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며, 기업들은 국내의 다른 경쟁사가 아닌 LG CNS와 손잡기를 원한다. 단순히 매출이나 사업 규모를 기준으로 하면 LG CNS보다 앞서는 국내 기업이 있음에도 이들이 LG CNS를 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포트폴리오의 다양성,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쌓은 경험과 역량이다. LG그룹 내 전자, 화학, 2차 전지, 생활건강, 통신 등은 물론, 대외적으로는 금융, 물류, 팩토리, 시티 등 다양한 서비스 분야를 함께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해외 기업들이 상당히 흥미로워한다. “이 역시 LG CNS 특유의 DNA에서 기인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대기업 SI업체와 일을 하면 해당 그룹사 프로젝트만 진행하는 경우가 태반이거든요. 저희의 이런 강점 덕분에 실제로 파트너십 협상을 할 때 수월한 점이 많죠.” 윤 CSO의 설명이다.
LG CNS의 이러한 유연함과 다양성은 최근 또 다른 국면을 맞이했다. 2015년까지 약 30년 동안 LG CNS의 사업 구조는 통신, 금융, 화학 등 사업 분야가 수직적(vertical) 형태로 명확하게 구분되었다. 한국의 IT 서비스 사업 성장기 때는 제대로 작동하던 이 모델이 2008년 글로벌 경기 침체 시점부터는 그렇지 못했다. 뚜렷하게 구분된 조직인 만큼 해당 분야와 업체의 프로젝트나 예산만을 좁은 시야로 바라봤기에 시스템 호환도 쉽지 않았고, 예산을 확보하지 못했을 때의 대안도 마땅치 않았다.
이에 약 5년 전부터 수직적 사업 구분을 클라우드, 데이터와 같은 서비스 중심의 수평적(horizontal) 형태로 전환하고 있다. 시간이 흘러도 쉽게 바뀌지 않고 공통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중심 기술과 서비스를 마련해놓고, 다양한 사업 영역에 이를 오퍼링으로 적용시키는 형태다. 사업 분야의 수직적 구분은 시대에 따라 변화할 수 있고 이 변화에 제대로 대응해야 하기 때문에 가로의 끈을 탄탄하게 만들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다. 물론 수직적으로 나눈 사업 분야가 점차 세분화되어가고, 고객과의 접점이라는 측면에서 수직적 형태의 구분이 여전히 중요한 것도 사실이다. 과거 백엔드만 중요했던 시기를 지나 SI 기업이 프런트엔드까지 책임져야 하는 시대에, 수직을 넘어 수평적으로도 역량을 갖춘 LG CNS의 내공은 더욱 빛날 것이다.
진정한 DX 전문 기업으로의 면모
대한민국 산업의 DX 역사에서 LG CNS는 오랫동안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해오고 있다. 설립 초창기 광의의 DX에 포함되는 자동화, 정보화는 물론 협의의 DX, 즉 최근 DX의 화두라 할 수 있는 지능화 단계까지 시대가 요구하는 기술은 달라졌지만 여전히 선두 자리에서 혁신을 이끌고 있다. 사내는 물론, 국내외 고객과 협업 파트너로부터 “기존 IT 기업의 수준을 넘어섰다(beyond IT service company)”는 평가를 받는 등 LG CNS는 이제 DX 전문 기업의 반열에 들어가는 중이다.
LG CNS의 본격적인 DX 전문 기업으로의 변모는 2019년 ‘퍼블릭 클라우드 퍼스트 Public Cloud First’ 전략을 천명한 것에서 시작되었다고도 볼 수 있다. 기업마다 클라우드 환경을 마련하는 프라이빗 클라우드가 시장의 상식으로 통하던 당시 LG CNS는 아마존 웹 서비스와 같은 퍼블릭 클라우드를 도입했다. 단순히 기업의 매출을 생각하면 이해할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LG CNS는 눈앞의 이익보다 장기적 안목으로 미래에 투자를 한 셈이다. "특정 기업이 독자적으로 구축한 클라우드에 다양한 서드 파티들이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그런데 퍼블릭 클라우드에서는 가능해요. 벌써 B2B 서비스 앱들이 등장하기 시작했고요. 저희는 이러한 환경을 과거 휴대전화 시장이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넘어가는 것과 동일한 수준의 모멘텀 변화라고 생각했습니다.” 당시 CSO의 설명이다.
이처럼 남들보다 빠르고 과감하게 DX에 투자한 LG CNS의 성과는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수행한 주요 DX 프로젝트들은 물론 최근 성장한 매출 규모로도 증명된다. LG CNS의 2021년 매출은 4조1431억 원(연결 기준), 영업이익 3286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23.3%, 영업이익은 33.5% 증가했다. 2022년도 마찬가지로,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5% 늘어난 1조1497억 원, 영업이익은 55% 증가한 873억 원이었다. 이러한 호실적의 배경은 자타 공인 성공적인 DX 프로젝트, 구체적으로는 클라우드, 금융, 스마트 물류, 스마트 팩토리 사업 성과를 꼽을 수 있다. 이처럼 DX를 기반으로 양적·질적 성장을 꾸준히 이루고 있는 LG CNS의 우등생 성적표 뒤에는 다년간 해당 분야마다 고유의 독자적 브랜드와 서비스를 구축하며 투자를 아끼지 않은 그들의 행보가 있다.
이처럼 다양한 LG CNS의 브랜드와 서비스는 현업에 적용되어 고객과 소비자들의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디지털 라이프를 보장하고 있지만, 그들은 여전히 새로운 DX의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클라우드 네이티브 기술로 개발 업무를 수행하는 전문 조직 ‘빌드센터’를 한 곳에서 두 곳으로 늘렸고, 금융권의 AI 콘택트센터(AICC)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상담 업무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또 공공 부문에서는 법정 신분증인 운전면허증을 모바일로 발급·제시하는 블록체인 서비스를 선보였고, 개인 사용자가 직접 사용하는 마이데이터 앱 ‘하루조각’의 시범 서비스를 시작하기도 했다. 이처럼 부지런한 그들의 행보를 보면 ‘LG CNS가 걷는 길이 곧 DX의 미래’라는 말도 무리가 아니다.
유연함과 공정함을 기반으로 한 협업 문화
비즈니스의 유연함과 이를 기반으로 한 확장성을 갖춘 LG CNS는 내부 조직과 인력 운영에서도 개방적이고 유연한 편에 속하는데, 이 역시 외국계 기업과의 합작이라는 태생적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덕분에 1990년대 중·후반 LG EDS 시절부터 LG CNS는 대학생이 선호하는 기업 순위에서 최상위권을 차지하곤 했다. 비단 업무에서의 유연함 뿐 아니라 LG그룹 내 다른 계열사들이 대부분 유니폼을 착용하던 시절에도 LG CNS는 복장이 자유로웠고, 급여 수준이 평균 이상인 점 등 가시적인 근무 조건과 환경 면에서도 장점을 갖추고 있었다.
현재는 이러한 강점을 기반으로 실질적 내실을 다지고 있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대기업이 갖고 있는 연공서열을 없애고 6년 전부터 역량서열 제도를 도입한 것이 대표적 예다. 과거 많은 기업이 그렇듯 LG CNS 역시 동종 업계와 회사에 얼마나 오래 근무했느냐에 따라 직원의 연봉을 결정했지만, 현재는 얼마나 좋은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가 가장 중요한 평가 근거가 된 것. 물론 도입 초기에는 당연히 잡음이 많았다. 특히 근속 연수가 긴 고령 직원들의 불만이 컸다. 반대로 상대적으로 젊은 연령대에서는 훨씬 공정한 방식이라는 피드백이 많았다. 이런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LG CNS는 흔들리지 않고 역량을 평가할 수 있는 사내 시험을 고안해 꾸준히 발전시키고, 연봉 인상률을 계산하는 새로운 공식을 도입하는 등 임직원의 공감을 얻을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해왔다. 아직 제도의 완성도를 논할 수는 없지만 직원들의 수용도는 확실히 많이 올라간 편이며, 앞으로도 모든 구성원이 공정하다고 느낄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계획이다.
또한 LG CNS는 조직도를 그럴싸하게 만드는 데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조직도를 잘 그린다고 혁신적인 조직이 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며, 유연하고 자유롭게 실행할 수 있는 실질적 ‘협업’의 중요성을 가장 강조한다. 협업은 단 두 글자의 단어지만 크고 작은 모든 업무 단위에서 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려면 실로 많은 조건이 필요하다. 인력들은 본인 업무의 전문성을 갖춰야 하고, 빠르고 정확한 의사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여기에 부서 간 이기주의도 없어야 하며, 해외 파트너와 협업할 수 있는 환경도 조성해야 한다. 특히 LG CNS와 같은 매트릭스 조직에서 협업은 윤활유와 같은 존재다. 현재 LG CNS에서는 이러한 실질적 협업이 가능하고, 앞으로 더욱 공고하게 자리 잡을 것이다.
흔들림 없는 정체성과 멈추지 않는 정진
LG CNS는 수많은 ‘최초’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 1994년 업계 최초 사내 기술대학원 설립, 2005년 세계 최초 IT 아웃소싱 품질 인증 eSCM(eSourcing Capabillity Model)8 레벨4 획득, 2011년 세계 최초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 셋톱박스 출시, 2012년 국내 최초 공장 구축 통합 솔루션 출시, 2014년 국내 기업 최초 데이터센터 최고 권위상 ‘브릴 어워즈 Brill Awards’ 수상, 2019년 세계 최초 병행 검증 솔루션 ‘퍼펙트윈 PerfecTwin’ 출시 등 대한민국 DX의 역사 속에서 중요한 기념비들을 수없이 세워왔다.
이처럼 LG CNS가 펼쳐온 ‘최초의 역사’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향후 본격화될 메타버스나 가상 자산의 시대에도 독자 기술과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며, 조직 운영 면에서도 새로운 혁신을 도입할 수 있다. 나아가 업계가 일하는 방식을 재정의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일례로 LG CNS는 이미 고객과의 계약 방식을 새롭게 바꾸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임직원 역량 평가와 연계해, 고객과는 제공할 최종 서비스의 수준을 기준으로 계약을 진행하는 것으로(투입 인원 기준이 아닌 결과 중심의 계약 방식) 임직원의 평가·승진·보상과 고객의 계약까지 연결된 새로운 형태다. 이러한 방식은 프로젝트의 퀄리티를 유지하는 동시에 다른 프로젝트도 진행할 수 있는 등 인력 운영의 효율을 극대화한다.
LG CNS는 이러한 변화가 구성원의 의식 수준을 높여줄 것으로 생각한다. “저는 직원들에게 LG CNS가 ‘B2B계의 플랫폼 기업’처럼 될 거라고 말하곤 합니다. 예를 들어 네이버는 본인들의 서비스를 계속 만들고 고객과 소비자를 만나잖아요. 저희도 마찬가지입니다. LG CNS만의 독자적 서비스와 플랫폼을 발전시켜 어떻게 수익 모델로 연결할 수 있을지와 같은 생산적인 고민을 하는 것이죠. 단순히 고객이 의뢰한 걸 구현하면서 만족감을 느끼는 구성원은 많지 않을 거예요.” 윤창병 당시 CSO의 말이다. 또한 LG CNS는 국내 경쟁사들이 아닌, 미국의 전략 컨설팅업체 액센추어를 벤치마크한다고 말한 바 있다. 지금까지의 성공적 행보를 앞으로도 보인다면 LG CNS는 분명 그들의 분야에서 닮고 싶어 하는 기업들 이상으로 전문성과 영향력을 갖춘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다. 이것이 LG CNS가 가고자 하는 정예화와 전문화의 길이다.
The Future Book : Next Wave of DX
2022. 11. 11.
에디터 : 장윤성 - Magazine B
사 진 : 박순애 - Magazine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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