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로그

웹 3.0 시대를 맞이하게 된 인류

기타 / Web3
2024.02.16

'웹 3.0'이라는 키워드가 나온 후부터 이에 대한 기사와 책, 논문 등이 마구 쏟아져 나왔습니다. 세계경제포럼의 클라우스 슈밥 의장이 4차 산업혁명을 언급할 때랑 뭔가 비슷한 모양새인 듯 짚고 넘어가야 할 트렌드가 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웹 3.0이 대체 무엇이기에 이토록 화제인 것일까요?


이것저것 찾아보다 눈에 띈 짧은 해석은 '인공지능형 웹'이라는 표현이었습니다. 이걸 조금 더 풀면, '유저가 필요로 하는 정보와 지식을 정제하고 추출하여 보여주는 맞춤형 웹'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그동안 우리가 경험해 왔던 '웹 2.0'에 대한 문제 제기를 통해 차세대 웹에 대한 필요성을 꾸준히 언급해 왔고 급기야 새롭게 등장한 것이 바로 웹 3.0이라는 것입니다.


웹 2.0, 무엇이 문제였을까?


월드 와이드 웹(www)이라는 것이 세상에 등장한 지 벌써 30여 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당시만 해도 굉장한 IT 혁신이었을 테지만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와 비교하면 상당히 정적이고 제한적이었다는 걸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처음 인터넷이 생기고 유저들은 정보를 소비하는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과거의 야후나 구글, 네이버에서 정보를 찾아 검색하고 노출되는 그대로 읽어내는 공간이었을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웹 2.0으로 넘어오면서 플랫폼을 통해 다른 사람과 정보를 공유하는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유저들이 직접 콘텐츠를 생산하고 유통(공유)하고 참여하게 되면서 데이터와 콘텐츠는 점차 플랫폼 내부에 쌓여갔습니다. 이를 통한 (플랫폼을 가진 기업들의) 수익 창출에도 불구하고 플랫폼 퀄리티의 본질적인 개선보다 독점적 운영과 관리에 대한 폐쇄성을 언급하기 시작했습니다. 더구나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문제 제기도 있었습니다. 볼멘소리가 터져 나온 셈입니다.

웹 3.0은 이런 논란과 이슈를 '탈중앙'이라는 개념으로 접근하게 됩니다. 플랫폼이 가지고 있던 데이터 소유에 대한 권한과 중앙 집중되던 수익도 유저들에게 돌려준다는 핵심 역시 웹 3.0에 담겨 있습니다.


웹 3.0과 시맨틱 웹


위에서 웹 3.0이라는 키워드에 대한 아주 짧은 의미를 찾아 남기기도 했지만 살을 조금 더 붙여 언급하면 웹 3.0은 '시맨틱 웹 기술을 이용하여 웹페이지에 담긴 내용을 이해하고 개인 맞춤형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인공지능 웹 기술'이라 표현할 수 있는데요, 이 표현이 의미상으로도 사전에 기록된 내용으로도 가장 적합한 듯싶습니다. 여기에 탈중앙화를 비롯해 데이터 암호화에 기반한 개인 데이터 소유를 가능하게 만드는 웹 생태계라는 문장을 덧붙일 수 있겠습니다.

웹 3.0을 설명할 때 시맨틱 웹을 줄기차게 언급하기도 하는데 여기서 말하는 시맨틱 웹(Semantic Web)은 컴퓨터가 사람을 대신해 정보를 읽고 이해할 뿐 아니라 데이터를 가공해 새로운 정보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만들어진 차세대 지능형 웹을 뜻합니다. 컴퓨터가 자연어를 이해하고 상황과 맥락에 맞는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웹을 의미하기도 하는데 이는 영국의 컴퓨터 과학자이자 월드 와이드 웹을 개발한 팀 버너스 리(Tim Berners-Lee)가 1998년에 제안한 개념입니다. 어느 회사의 신년회를 위해 맛도 있으면서 리뷰도 좋고 예약도 가능하며 심지어 접근성도 좋은 곳을 찾기 위해 누군가 한 사람이 여러 웹사이트를 하나하나 찾아 들어가 보는 번거로움을 대략 필요한 정보만 입력해 주면 그에 맞는 식당을 찾아준다는 개념 자체를 사례로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인터넷의 미래, 웹 3.0


결과적으로 웹 3.0은 기존 월드 와이드 웹의 진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탈중앙화라는 중요한 키워드가 증명하듯 이와 연결된 블록체인 기술이 이 생태계에서 제대로 활용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유저 자신의 개인 데이터를 제대로 컨트롤할 수 있는 환경이 되면서 개인 정보 보호와 보안 문제에도 강력해질 수 있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관련성이 높고 유저 맞춤형으로 제공되는 지능형 검색은 물론이고 정보와 서비스를 쉽게 공유하고 접근할 수 있는 상호 연결된 인터랙티브 웹을 가능하도록 만듭니다.

이렇게만 보면 굉장히 환상적인 해피엔딩의 이야기처럼 보일 것입니다. 심지어 대다수의 IT 기업들도 웹 3.0에 발을 내딛고 있습니다. 탈중앙화라고 언급했지만 결과적으로 거대 기업들의 또 다른 모습의 중앙화로 이어지는 건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있기도 합니다. 개인 데이터 소유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개인 정보 보안에도 긍정적 해법이라 말하고 있지만 개인이 이를 제대로 컨트롤할 수 있을까요? 그간 기업들이 가져갔던 수익 역시 유저들이 제대로 챙겨갈 수 있는 환경이 될까요? 4차 산업혁명이 일어나고 블록체인이 생겨났으며 메타버스에 가상 부동산이 상당한 화제를 모으기도 했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라는 말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일부는 진짜 현실이 되었고 단순히 마케팅을 위한 '헛소리'도 아니었습니다.

웹 3.0은 애초에 웹 2.0 시대를 관통하며 자라났던 수많은 이슈들을 억누르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져올 수 있는 청사진 같은 것입니다. 물론 해법이 될 수 있는 뾰족한 해결책들이 필요할 테지만 결코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강규일
칼럼니스트 (pen잡은루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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